지리산에 사는 이야기
   
 
....subject >>  차를 타는게 시르다
.....name >>  sharegreen ()
.....date >>  2019/7/18 (19:16) ....hit >>  28
.....file >>  all.jpg (365Kbytes)
난 싫타는데 집사가 무조건 억지로 강제로
한마디 상의도 없이 나를 병원에 델꼬 갔다.
건강검진 해야한다고.  
나? 건강한데?
밥 잘 먹고 똥 잘 싸는데?
우다다다 한밤중에 운동도 열씨미 하는데?
고양이가 그 정도면 됐지
도대체 뭘 더 원하는 거야?


진주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가는 길에
차는 기분이 좋아 갸르릉 거렸고,
나는 기분이 안 좋아 구슬피 울었다.
난 차를 타는 게 시르다.
냐오옹~냐오옹~
세상에 어느 고양이가 이토록 구슬픈 연기를 해낼까?
하지만 집사는 건장한 아들까지 동원하여
나를 강제로 억지로 무대뽀로 델꼬갔다. 나는 결연하게 반대했다. 트럼프씨의 무역전쟁에 반대하는
시진핑씨처럼 말이다.
나는 집사가 만든 종이박스 이동장을 뚫고 나와
차안을 빙빙 날아다녔다.
나는 차를 타는 게 시르다~시르다~하고
시위를 했더니 얼이 나간 집사의 아들이
티셔츠 속에 나를 가두고
꼼짝 못하게 끌어안았다.
나는 볼륨을 올리고 최대한 구슬프게 울었지만
집사의 마음을 돌리고 차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나는 결연했지만 건강검진을 하겠다는
집사의 결심도 단호했다.

수의사는 나를 보자마자
수컷 3개월이라며 내 여권이라도 본 것처럼 선언했고
집사는 뒤로 넘어갔다.
여태 나를 2개월짜리 오징어로 알고 있었다는 거다.
헐~ 내가 아무리 길냥이라지만
고양이의 성에 대한 인간의 무지함이라니?
당황한 집사가 나를 뒤집고 어딨어 어딨어 하며
그것을 찾는데 이거 참 참 민망하구로
집사는 수코양이가 딸랑딸랑 소리가 날 정도로
큰 방울을 달고 다니는 줄 알았나 보지?
개처럼 천박하게 말이다.
어쨌든 나는 원치 않는 1차 백신을 맞았고
심장사상충, 구충을 했다.
어리숙한 집사에 반해 나는 품위있게 처신 했다고
수의사가 간식을 한보따리 주었다.
고양이 샾에 들러 이동장도 하나 사고,
스크래쳐라는 것도 하나 사가지고 왔지만,
집에 와서 심술이 난 나는
소파만 박박 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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