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사는 이야기
   
 
....subject >>  백년만에 만난 애인처럼(2)
.....name >>  sharegreen ()
.....date >>  2019/7/16 (19:45) ....hit >>  18
.....file >>  suri3.jpg (325Kbytes)
간밤에 사라졌던 수리가 아침에 다시 나타나
밥을 내 놓으라고 한다.
그냥 야옹~했을 뿐이지만 나는 그렇게 들었다.

강쥐 사료를 주니 우적우적 먹어 치우고는
집 구경을 하겠단다.
냐옹~냐옹~했을 뿐이지만 그렇게 들렸다.

현관문을 열어주니 당당하게 들어와
강쥐 사료통이 있는 컴퓨터 방을 대충 둘러보고
안방으로 건너가더니 침대에 올라가서 발라당 누워버린다.

너무 당당해보여 빚쟁이 빚 받으러 온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나는 다시 나타나 준 것이 고맙고 반가웠다.
고양이 키우는 사람을 왜 집사라고 하는 지 이해가 되었다.
더럽게 침대에 올라가면 어떻해~하고 항의를 하니
그럼 자기를 좀 안아달라고 한다.
냐옹~냐옹~냐옹~했을 뿐이지만 나에겐 그렇게 들렸다.

내가 한 손으로 고양이를 안고 볼을 비벼대니
'키우기로 했어?" 하고 아내가 물어본다.
이 말은 고양이 집사로 나를 지명하겠다는 거다.
처음 고양이를 만났을 때는 그냥 두면 굶어죽는다고
데리고 가야한다고 먼저 말해놓고는 오리발이다.
(고양이 키우는 거 이거 보통 일이 아닐 텐데...
접종해야 할 거고, 매일 밥 챙겨주고,
똥오줌 치워야 할 거고, 놀아도 줘야 할 거고...
나중에 출산까지 해서 고양이가 버글버글 하게 되면...
맙소사~ 안 돼 안 돼...)

근데 이런 걱정은 집사가 알아서 할 일이고
자기랑은 무관하다는 듯이 집안 구석구석 꼼꼼히 보고 다니는데
마치 새로 입주한 집을 둘러보는 거 같다.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배수구 옆에 응가를 했는데
아이쿠~이제 나는 망했다.
양이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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