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사는 이야기
   
 
....subject >>  백년만에 만난 애인처럼
.....name >>  sharegreen ()
.....date >>  2019/7/16 (19:40) ....hit >>  36
.....file >>  suri2.jpg (352Kbytes)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백년만에 만난 애인처럼 다가왔다.

어제 저녁 산책길에 홀연히 나타나
오데갔다 이제 왔냐며 온몸으로 비벼대는데
아내도 나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뭐야 이거~어미 잃은 고양인가?
해가 짧아져 막 어둑어둑해지는데
첨 보는 새끼 고양이가
발 사이로 들어와 계속 목덜미를 비벼대니
걸음을 옮기기가 힘들지경이었다.

실수로 밟을 수도 있겠기에 쭈그리고 앉아 만져보니
헉~배가 없다. 사흘은 굶은 거 같다.
일단 밥을 먹이려고 안고 가는데
굳이 걸어 가겠다고 발버둥쳐서 다시 내려놓았다.
따라 오면서도 계속 다리 사이에서
친분을 과시하는 바람에
집에까지 남은 3분 걸음이 두배 세배는 걸렸다.

새끼 고양이가 우째 이래 넉살이 좋을까?
맙소사~ 이러다가 꼼짝없이...
시골에 들고양이가 흔하지만 여태
나에게 곁을 준 고양이는 없다.
집 주변에 돌아다니는 고양이랑 좀 친해보려고
다정하게 불러보았지만 꼬리 한 번 만져본 적 없다.
뇌물로 참치 캔이라도 하나 내려 놓으면
몰래 먹기는 하는데 절대 잘먹었다는 인사는 없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에게 잘 엉기는 고양이는 첨이다.

혹 누가 버리고 간 건가?
아내는 야생동물도 정말 상황이 급하면
사람에게 구조요청하러 다가오는 게 아닐까 하는데,
알 수는 없지만 이 넘은 아무래도 버림받은 거같다.

일단 집에 와서 종이박스에 강아지 사료를 부어주니
아앙아앙하고 격한 소리를 내며 우적우적 먹는다.
박스에 수리취떡이라는 상표가 보여
수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현관 앞에서 자라고
이불까지 깔아줬는데 밤새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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