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사는 이야기
   
 
....subject >>  곶감일을 끝내고
.....name >>  산지골 http://sharegreen.co.kr()
.....date >>  2015/2/15 (15:55) ....hit >>  18530
<지리산농부 일기 2015년 1월28일 (수)>

현관문을 열면 봄일 것 같은데
아직은 바람까지 얼어붙는 겨울.
해가 바뀌고도 한달이 또 후딱 지나간다.
오늘은 덕장에 마지막까지 걸려있던 곶감을 내려 손질하고
밤늦게까지 선물용곶감 포장을 했는데
요즘은 그마나 작은 아들이 도와줘서 힘들어도 힘든줄 모르고일하고있다.
지난 년말에 작은 아들이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해서 봄학기 복학까지
아버지 곶감농사를 도와주고 있는데 아버지보다 힘도 두배
일도 두배는 꼼꼼하게 한다.
게다가 곶감을 좋아해서 덕장에서 곶감을 내릴 때마다 맛을 보고
포장전에는 최종평가까지 곶감 맛 평가단으로 맹활약이다.
작은 아들 없었으면 올 곶감농사 어떻게 했을까 싶을 정도다.
작은 아들과 일할 때는 항상 락음악과 랩을 들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음악세계에 입문도 할 겸 아들의 세계도 이해할 겸
기꺼이 감수하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종일 듣고있다.
첨에는 저친구 왜저래 고함을 지르지? 왜 저래 성이 났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노래가 고함소리처럼 들렸는데 자꾸 듣다보니
차츰 적응이 되어 오늘은 곶감을 담으며 즐겁게 따라부르기까지 했다.
(우리지금만나만나~당장 만나만나~몰라몰라 나는절때로몰라몰라~)

작년 겨울 혼자 곶감접을 때는 말러의 1번 교향곡을 백번도 넘게 들었다.
내가 고딩때 처음 듣고 사십년간 꾸준히 듣는 곡이니 마누라 잔소리만큼
많이 듣는 셈인데, 거인이라는 부제와는 달리 이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봄을 노래하는 곡이다.
정말 겨울내내 봄을 기다리며 듣는 음악으로 이보다 더 좋은 곡을 나는 모른다.
오늘 힘든 하루 일을 마치고 벽난로앞에서 호박고구마 구우며
나는 모처럼 말러의 1번 교향곡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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